가격이란 무엇인가

 월스트리트(세계 금융시장 중심가를 뜻함)는 미국 뉴욕 주 맨해튼 끝자락 마을에서 농장의 가축들이 달아나지 못하도록 쳐놓은 울타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오늘 날 트레이더들이 쓰는 은어에도 농장이 있던 시절의 잔재가 남아 있다. 월스트리트에서는 특히 네 가지 동물이 자주 언급된다. 황소와 곰, 돼지와 양이다. 트레이더들은 말한다.

“황소는 돈을 벌고 곰도 돈을 벌지만 돼지는 도살당한다.”

황소bull 는 뿔을 위로 치받으며 싸운다. 황소는 상승 쪽에 베팅하는 매수자로 상승장(bull market)을 의미할 때 쓰인다.

곰bear은 앞발로 내리쳐서 싸운다. 따라서 곰은 하락 쪽에 베팅하는 매도자로 하락장(bear market)을 의미할 때 쓰인다.

돼지pig는 탐욕스러운 트레이더들이다. 욕심을 채우려고 트레이딩하며 그 순간 도살된다. 어떤 돼지는 분수에 맞지 않게 큰규모로 매수 포지션 혹은 매도 포지션을 취하는 바람에 시장이 조금만 불리한 쪽으로 움직여도 몰락하고 만다. 어떤 돼지는 포지션을 너무 오래 끌고 간다. 수익이 더 불어나리라 기대하고 마냥 기다리다가 추세가 반전한 뒤에도 꾸물거리는 것이다.

양떼는 추세나 정보, 지도자들을 추종하는 수동적이고 겁이 많은 부류다. 이따금 황소 뿔도 달아보고 곰 가죽도 뒤집어쓰며 으스대기도 한다. 하지만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장이 요동치면 여기저기서 “매애~ 매애~”우는 소리가 들리는데 이들이 바로 황소나 곰으로 위장한 양들이다.

장이 열리면 황소는 매수하고 곰은 매도하며 돼지와 양은 무참히 짓밟힌다. 옆으로 비껴 서서 관망하는 트레이더들은 결정을 유보한 이들이다.

가격이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명확하게 정의하지 못하는 트레이더는 분석 대상 자체를 모르는 돼지와 양과 같은 것이다. 가격을 다루는 솜씨에 따라 트레이더로서 성공과 실패가 좌우된다. 그러므로 가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가격은 매수자, 매도자, 관망자가 거래 시점에 일시적으로 합의를 본 가치를 의미한다. 따라서 차트의 모든 패턴 이면에는 수많은 트레이더들이 있다.

군중의 합의는 순간순간 변한다.

때로는 시장이 아주 차분하게 가라앉아 있는 상태에서 합의를 보기도 하고 때로는 장세가 마구 요동치는 가운데 합의하기도 한다. 시장이 조용할 때는 가격이 조금씩 상승한다. 군중이 겁을 집어먹거나 아니면 반대로 신이 나서 우쭐대면 가격이 날뛰기 시작한다.

침몰하고 있는 배 위에서 구명조끼를 판다고 상상해보자. 이와 비슷한 심리상태에서 수많은 트레이더들이 추세를 보고 감정에 휩쓸리면 가격이 폭등한다.

현명한 트레이더는 조용할 때 시장에 진입해 시장이 격변할 때 수익을 거둔다.

시장이란 무엇인가

시장은 거대한 군중의 집합이다. 시장의 구성원은 누구나 남보다 한 발 앞서 다른 구성원의 돈을 취하려고 한다. 시장은 모두가 나를 대적하고 나 또한 모두를 대적하는 가혹한 전쟁터다.

시장은 가혹할 뿐 아니라 이곳에 진입하고 퇴장하는 데에도 높은 대가를 지불해야 한다.

트레이딩 세계에서는 세상에서 가장 현명하고 영리한 사람들과 경쟁하면서 그 와중에 수수료와 세금을 뜯어가려는 피라냐(증권사, 금융당국)들까지 물리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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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누구나 집단에 소속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사람들처럼 행공하고픈’ 욕구를 갖고 있다.

이런 원초적인 욕구는 매매에 임할 때 판단을 흐려놓는다.

트레이더로 성공하려면 독립적으로 사고해야 한다. 홀로 시장을 분석하고 매매 의사결정을 내릴 만큼 강해야 한다.

열 명이 한 사람의 머리에 손을 엊고 일제히 누른다면 아무리 강한 사람도 무릎이 꺽일 수 밖에 없다.

군중은 어리석을지 몰라도 나보다 강하다.

군중은 추세를 만들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추세를 거스르지 말라.

추세가 상승곡선을 그리면 매수하거나 관망하거나 둘 중 하나를 택해야 한다. ‘가격이 너무 높다(비싸다)’고 섣불리 공매도(하방 포지션)하지 말고 군중과 다투지 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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