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위조된 예수의 성의

1988년, 토리노(Turin) 의 성의가 진짜인지 가짜인지 판정하기 위한 방사선 검사가 실시되었다. 그러나 검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 에, 한 민간단체가 토리노의 성의가 14세기 프랑스의 어느 이름 없는 화가가 위조한 것임을 증명하는 ‘뚜렷한 증거’ 를 제시했다.

전직 마술사로서 교사이며 ‘초자연적 현상에 대한 과학적 조사 위원회’ 의 일원인 조 니켈은 1389년에 프랑스의 어느 주교가 성 의에 대해 교황 클레멘트 7세에게 보낸 고발장을 조사했다(동 위 원회는 수많은 사기극을 밝혀 낸 바 있다). 그 고발장에는 「우리 관구의 한 화가가 우리 교회를 위해 어떤 천을 구하여 그 위에다 교묘한 손재주로 남자의 얼굴을 그린 다음에 구세주 그리스도의 성체를 감싸고 있던 진짜 성의인 것처럼꾸였다.」고 써 있었다. 그 리고 그 이름 없는 위조자가 그런 사실을 자백했다는 것이었다. 니 켈은 그런 위조가 실제로 가능한지 알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 자신이 직접 시도해 보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는 성의의 그리스도 상이 평범한 그림이 아니라 네거티브 사 진과 비슷한 것에 놀랐다. 다시 말해서, 두드러진 부분은 어둡고 우묵한 부분은 밝은 것이다. 기독교 선자들은 그리스도가 부활할 때 강력한 에너지가 방출되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났다고 말한다 그러나 니켈은 가장 원시적인 인쇄 방법인 탁본과 비슷한 기술을 이용하여 그런 그림을 만든 것이 아닐까 하고 의심했다. 탁본을 뜨 면 성의의 그림처럼음화(陰畵)가 된다.

니켈은 이렇게 말했다 「14세기의 화가들은 음화를 잘 만들었습 니다. 그래서 나는 그들이 쓰던 방법을 그대로 써 보았습니다 당 시 그들이 사용할 수 있었던 재료와 기술만 가지고 말입니다.」 먼저 그는 뒤러( Durer) 의 ‘기도하는 손’ 의 양각(陽刻)을 만든 다음에 축축한 철단(鐵뮤)을 칠하고 탁본을 떠보았다 훌륭한 음 화가 나왔다 성의에 새겨진 그림과 비슷했다 하지만 윤곽이 너무 뚜렷했다 게다가 축축한 칠단을 썼기 때문에 그림이 형성되는 과 정을 볼 수가 없었다. 가짜 성의를 만든 화가가 살아 있다면 그가 어떻게 하는지 보고 싶어했을 것 같았다.

2. 모든 것이 부자연스러운 성의의 증거들 

「그래서 나는 축축한 철단 대선에 몰약(沒藥)과 알로에를 섞은 것을 써 보았습니다. 하지만 최종적으로 택한 재료는 산화철로 만 든 가루 안료 같은 것이었습니다. 성의를 정밀 검사했을 때 산화철 이검출됐거든요. 나는 우선 석고로 그리스도의 양각 얼굴을 만들 었습니다. 그런 다음에 축축한 천을 씌우고 주름이 없게 잘 폈습니 다}

그는 천이 마른 다음에 도료 바르는 주걱으로 천에다 새로 만든 안료를 바르고 문질렀다 그러자 성의에 새겨진 것과 똑같은 그림이나타났다

니켈의 주장에 따르면, 성의가 중세에 위조된 것임을 입증하는 근거가 이 밖에도 많다고 한다 가장 유력한 근거는 혈혼(血폈)이 다 성의에 묻어 있는 피는 그림을 그린 다음에 묻힌 것이 분명하 다. 「피가붉은색인데 붉은색일 수가 없습니다. 검은색이어야 합 니다. 피는 공기 중에서 금방 검게 변하거든요.」

니켈의 조사단의 일원으로서 전직 수석 검시관인 마이클 바멘은 혈흔에 대한 또 다른 문제를 지적했다 핏물은 성의에 묻어 있 는 것처럼 곱게 흘러내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피는 지저분하게 번 지고 검게 변한다. 하지만 성의에는 이런 흔적이없다. 한 마디로 말해서 모든 것이 자연스럽지 않고 인위적이다.

니켈은 이렇게 말했다. 「성의에 묻어 있는 피를 검사했는데 아 주 이상한 물질이 발견됐습니다. 중세에 화가들이 흔히 쓰던 석간 주l) 가 검출된 겁니다‘ 석간주가 사람의 핏 속에 들어가면 치명적 인수은 중독을 일으컵니다.」

3. 막달라 마리아의 시선을 보관하고 있다고 주 장하는 교회가 셋 이상이다. 

성의가 진짜라고 믿는 사람들은 성의가 거대한 프레스코 그림 이그려진 천장 밑에놓여 있을 때그림에서 물감이 떨어졌을 것이 라고 말한다. 그러나 언제 어디서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서 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다. 이에 대해 니켈은 이렇게 말했다. 「아주 순진한 생각입니다. 성의의 그림은 성의가 그리스도의 얼굴을 감 싸고 있을 때 생겨난 것이라고들 말합니다. 하지만 평면적인 양각 이 아닌 입체적인 사람의 얼굴에 천을 씌우면 기하학의 법칙에 따 라 일그러진 그림이 나타납니다 괴상하게 일그러진 얼굴이 찍혀 나오죠. 그런데 성의의 그림은 평평한 그림입니다 내가 실험에서 얻은 그림과는 전혀 다른 그림입니다.」

그러나 니켈과 그의 조사단이 생각하는 가장 확실한 증거는, 성의가 만뜰어진 때와 성의가 나타난 때사이의 1,300년이라는 공백 이다.

「이렇게 선성한 유물이라면 당연히 모든 기독교도들이 잘 알고 있었어야 마땅합니다‘ 하지만 성의는 천 년이 념게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2) 는 그리스도의 얼굴을 아 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설을 슬퍼하곤 했습니다. 중세 초기의 화가들은 그리스도를 말끔하게 면도한, 아폴로 신처럼 생긴 젊은 이로 묘사했습니다. 그리스도의 얼굴이 성의의 그림처럼 거룩하 게묘사된 것은 13세기와 14세기였습니다.」

14세기에는 가짜 성물(聖物)이 성행한 때였다는 것을 에누리하 여 받아들이더라도, 성의가 14세기에 만들어진 가짜 성물이라는 이론은 모든 증거와 들어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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